백준 제이앤케이 대표 특별인터 ‘재건축이냐, 리모델링이냐’

문촌16단지 리모델링 24년말 착공 목표
일산신도시 상당수 리모델링 더 적합
사업기간, 공공기여 따지면 재건축 손해
고양시 시범단지 통해 가이드 제시해야


[고양신문] 민선 8기가 맞이한 고양시 최대 현안 중 하나는 바로 일산신도시 노후화 대책이다. 대선 지선을 거치고 1기 신도시 특별법이 가시화되면서 전반적인 정책 방향은 ‘전면 재건축’으로 가고 있는 추세다. 리모델링과 재건축을 놓고 고심하던 개별 단지들도 하나둘 재건축 사업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신중한 행보를 주문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내놓은 용적률 대폭 상향을 통한 재건축 방침은 성공확률도 낮을 뿐더러 도시 전체뿐만 아니라 사업을 추진하는 개별 단지 주민들에게도 자칫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양시 리모델링 자문위원이며 현재 문촌16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맡고 있는 백준 ㈜제이엔케이 도시정비 대표<사진>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리모델링 조합관리 실적 국내 1위 업체인 ㈜제이엔케이 도시정비는 현재 서울·부산·수원·성남·일산 등 24개 단지 현장을 운영하고 있다.          
 

백준 ㈜제이엔케이 도시정비 대표
백준 ㈜제이엔케이 도시정비 대표

 

❚노후단지 리모델링 관련 사업을 많이 맡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 간략한 소개한다면.
3년 전부터 재개발 붐이 시들해지면서 리모델링 분야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18개 리모델링 조합을 관리하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가장 많은 숫자라고 보면 된다. 고양시에서는 문촌 16단지를 맡고 있는데 순조롭게 사업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주민동의서를 모으는 기간이 그동안 맡아온 현장 중 가장 빨랐다. 


❚문촌 16단지 리모델링 사업 진행 상황이 궁금하다.
우리 업체의 역할은 일단 조합 설립을 위한 전반적인 절차를 돕고 그 외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절차까지 대행하는 일종의 윤활제, 조율사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다행히 문촌 16단지는 추진위 단계부터 구성원들의 열정이 높았고 주민들과의 소통도 매우 잘 되는 상황이었다. 실패 사례 대부분은 추진위가 소유자 연락처 파악도 안되고 동아리 수준에 머물면서 확장성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인데 이곳은 추진위가 주민들의 요구나 단지 상황을 잘 파악하고 접근했기 때문에 동의서 접수부터 수월하게 진행됐다. 덕분에 72%라는 높은 동의율로 조합설립인가를 받을 수 있었다. 현재 시공사 선정단계에 왔고 8월 말 시공사가 선정되면 금년 말까지 안전진단을 마칠 예정이다. 노후도가 B나 C등급이 나오면 재건축은 법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리모델링이냐 재건축이냐 논쟁도 정리될 거라고 생각한다. 계획상으로 내년 하반기 이주를 거쳐 28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수도권 지역 상황은 어떤가.
분당의 경우 제가 맡은 무지개마을 4단지가 이번에 사업 승인이 났다. 1기 신도시 중 가장 앞선 사례인데 이재명 전 시장 당시 의욕적으로 추진해서 성남에는 시범단지가 꽤 많았고 상당수가 착공을 앞두고 있다. 다만 분당에서도 신규추진 단지는 재건축으로 돌아서는 분위기인데 아마도 재건축 거품이 어느 정도 걷어지고 실체가 드러나야 추가적인 리모델링 단지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선 지선을 지나면서 재건축 붐이 일고 있다. 고양시 정책 또한 리모델링에서 재건축 지원으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일산신도시 재건축 가능성 어느 정도라고 보는지.
먼저 행정적인 부분을 말한다면 고양시가 2월 용적률 300% 상향을 입법 예고했다. 때문에 바로 400%, 500%로 올리긴 힘들 것으로 보이고 아마 300% 내에서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하라고 할 텐데 일단 추진하려는 단지들은 각자의 상황에 맞게 사업방식을 정하고 진행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참고로 재건축의 경우 아직 기본계획도 세워지지 않아서 계획부터 세우고 연구용역도 해야하고 그 다음에 정비구역도 정해야 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 
물론 고양시에도 재건축이 가능한 단지가 있다. 기존 용적률이 150% 이하인 단지, 이를테면 정발이나 강촌, 백송마을에 저층 빌라단지들은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재건축 연차가 몇 년 남은 걸로 아는데 제 판단에는 이번 분위기에 편승해서 추진위가 많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놓고 혼란스러워 하는 주민들이 많다. 
핵심은 종상향(용적률 상향)이 절대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는 거다. 어떤 정부가 와도 종상향의 기본적인 전제는 공공기여다. 땅을 내놓는 방식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공공시설물을 짓는 방식일수도 있는데 어떤 식으로든 연면적이 줄어든다. 가령 용적률 300%면 1만 평 땅에 연면적이 3만 평 나오는 건데 여기에서 20%를 기부채납 한다고 하면 1만8000평이 되는 것 아닌가. 400%로 올린다고 해도 3만2000평으로 큰 차이가 없다. 여기에 임대주택도 반영해야 하고 과밀화에 따른 문제도 발생하고. 반면 리모델링은 기부채납이 없기 때문에 용적률 상향분을 전부 찾아 먹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지금 논의되는 재건축 특별법의 실체는 최근 서울의 공공재건축 사례를 보면 된다. 이미 종상향 전에 500%가 허용했음에도 심지어 개발 이익에 가장 민감한 강남권 단지조차 한 군데도 지원하지 않았다. 지나치게 과밀해진 것에 비해 수익성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라리 무분별한 용적률 상향보다 일정한 인허가 과정 통합, 절차의 간소화 이런 부분들이 훨씬 나았을 텐데…. 어쨌든 이러한 문제점들이 1기 신도시 특별법 과정 속에서 확인되면 지금의 혼란도 어느 정도 잠재워질 것 같다. 

    
❚대선 지선을 거치면서 정치적 입김에 의해 재건축에 대한 장밋빛 환상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선 공약(신도시 특별법)이 사람들에게 책임질 수 없는 탐욕을 키웠다고 생각한다. 무작정 용적률만 높이는 정책의 결과는 이미 지난 서울이나 인근 지역 실패 사례를 통해 충분히 검증됐다고 본다. 물론 기존 용적률이 낮고 30년 이상 된 단지들은 재건축 방향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곳은 이미 특별법 전에도 추진이 가능했던 지역이다. 특히 1기 신도시 같은 경우는 처음 설계될 때 50년 이상을 바라보고 기반 시설을 설계했기 때문에 재건축을 하려면 많은 부분이 고려되어야 한다. 도로나 녹지, 공원비율을 조정하고 학교도 새로 짓고 도로도 넓히고 그러다 보면 아예 도시구조 전체를 새로 짜야 하는데 이미 사유재산으로 다 나눠진 상태에서 원활하게 진행될지 의문이다. 정부가 마치 빈 땅 택지개발 사업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고양시의 올바른 정책 방향과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아무리 국가정책이 발표됐어도 시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필요한 것은 재건축 또한 리모델링과 마찬가지로 가장 절실하고 노후도가 높은, 그리고 용적률이 현저하게 낮은 단지를 대상으로 먼저 시범사업을 진행해 정책적 오류를 수정하면서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 분당의 경우 5~6년 전 재건축 기본계획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문가·시민과의 난상토론을 거친 뒤 문제점을 인지하고 전면 재검토했던 사례도 있다. 일산신도시 또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덧붙이자면 시 정부가 리모델링과 재건축에 대한 선택을 단순히 주민들의 선호에만 맡기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본다. 도시 전체에 대한 계획을 통합 검토하고 큰 방향을 정한 다음에 개별단지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아울러 주민 갈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공공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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