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의 두 진보정당 후보에게 들어본 20대 총선

 

20대 총선이 끝났다. 16년만의 여소야대, 20년만의 3당 체제 등 숱한 화젯거리를 남긴 선거였지만 어느 때보다 정책과 공약이 실종됐다는 뼈아픈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공약생산만큼은 거대정당에 비해 눈부셨던 진보정당들의 낮은 성적표는 안타까운 부분이었다.

 
진보정당들이 얻은 득표수와 의석수는 19대 총선과 비교해 크게 줄어들었다. 4년 전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은 13석을 얻었지만, 20대 총선에서 정의당은 6석에 그쳤다. 녹색당, 노동당, 민중연합당 등은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17대 총선부터 12% 정도를 유지했던 진보정당들의 득표율 합계도 9%(정의당 7.23%, 녹색당 0.76%, 노동당 0.38%, 민중연합당 0.61%) 정도로 줄었다. 양당체제에 실망한 국민들의 표심이 진보정당이 아닌 안철수의 국민의당으로 향했던 결과였다.

고양시 또한 마찬가지였다. 비록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진보정당 최초 3선 의원으로 당선되고 정의당의 정당지지율이 전국평균(7.2%)보다 5.2%p나 앞선 12.4%를 얻는 등 일련의 성과를 거뒀지만 그 외 노동당, 녹색당, 민중연합당 등 원외진보정당의 성적표는 전국평균과 큰 차이가 없었다. 고양시갑에 출마한 신지혜 후보와 고양시을에 출마한 송영주 후보 또한 각각 1.5%와 3%의 득표율을 나타내며 주목을 끌지 못했다.

비록 지지율은 낮았지만 이번 총선에서 두 진보정치인들의 행보는 눈여겨 볼 만했다. 고양시 최연소 출마자였던 신지혜 후보는 최저임금 1만원과 기본소득 30만원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송영주 후보 또한 테러방지법 반대활동과 노동현안에 대한 이슈 제기를 지속하며 진보정치인으로서의 면모를 나타냈다.  

지난 19일과 21일 두 명의 후보를 각각 만나 이번 선거에 대한 평가와 진보정치의 미래에 대해 물어봤다. 후보별로 평가지점은 달랐지만 지향하는 바는 비슷했다. 지속적인 정책 활동을 통한 진보정치의 지역·대중적 지반 확대. 지역정치가 진보정당의 가장 큰 숙제라는 점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다시 출발점에 선 원외진보정당 후보들의 이야기를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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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을 송영주 민중연합당 후보
“평생 여당만 찍던 어르신도 지지, 가능성 봤다”

총선, 진보정당들 자체 역량 약화
공천파동에 갇혀 정책이슈 묻혀
노동문제 토론의 장 늘려갈 것

이번 선거에 대한 평가는.
민중연합당이 늦게 창당하면서 유권자들에게 당을 제대로 홍보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이번 선거의 민심은 집권여당에 대한 심판뿐만 아니라 무능한 야당에 대한 심판도 동반됐는데 결과적으로 그 표심이 진보진영이 아닌 국민의당으로 몰리게 됐다. 정의당을 포함한 4개 진보정당의 득표율을 합쳐도 지난 총선과 비교해 4% 가까이 줄어든 것은 분명히 곱씹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원외진보정당 후보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움이 클 것 같다.
 두 가지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우선 지난 10년간 진보정치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발판 중 하나는 진보정당들이 하나로 뭉치고 응집력을 보여주면서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앞두고 갈등과 분당이 반복되고 정권의 탄압도 받으면서 자체 역량이 약화됐던 측면이 있었다.
다른 하나는 이번 선거 프레임이 공천파동에만 머물러 있으면서 정책이슈가 전혀 부각이 안됐다는 점이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진보정치인데 이번 선거에서는 그것이 묻혀버리고 말았다. 결국 선거공학적 측면에서 당선가능한 후보를 밀어주는 분위기가 되다보니 진보정치가 대안으로 선택받기엔 힘이 부쳤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진보정당을 처음 시작했던 그 마음으로 다시 나서야 할 것 같다. 어찌됐건 이번 선거국면에서 3%의 지지를 받은 것도 그동안의 지역활동을 통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이제 새로운 진보정당의 씨앗을 뿌린 만큼 앞으로의 활동이 더 중요할 것 같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선거를 준비했나.
진보정당 후보들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가장 큰 목적은 진보적인 의제를 이슈로 부각시키기 위함이었다. 현 정권의 노동개악문제, 한일위안부 졸속합의, 세월호 참사 등 당선여부와 관계없이 유권자들에게 알리고 공론화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실제로 선거과정에서 테러방지법 문제만 가지고 유권자들에게 따로 선거문자를 발송한 적도 있었다. 유권자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긴 했지만 이런 식으로 문제들을 쟁점화하고 부각시키는 게 진보정치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총선결과를 두고 진보정치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들도 많다. 이후 전망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여전히 진보정치를 바라는 시민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선거를 통해 고양을 선거구에서 당의 미래와 후보의 가능성을 동시에 봤다. 통합진보당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 지방선거 때도 18%의 지지를 받았던 지역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평생 새누리당만 찍어온 주민분들이 저를 지지하고 주변에 홍보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여전히 진보정치가 이곳에서 의미가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진보정치는 스타정치인이나 반짝이는 이슈 몇개로 바람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더 뿌리내리고 발로 뛰어야 한다는 게 제 정치철학이다.
앞으로도 진보정당답게 지역에서 정책이슈를 중심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에서 노동문제를 크게 부각시키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는데 지금부터라도 토론의 장을 늘려 주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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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갑 신지혜 노동당 후보
“유권자 입장에서 필요로 하는 진보정치여야”

이슈 없이 여당 심판 의지 강했던 총선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 갖고 참여 바라
지역민 삶속에서 정책·변화 이끌어 낼 것

 

이번 선거에 대한 평가는.
집권여당에 대한 심판의 의지가 유독 강했던 선거였다. 막판에 새누리에 맞서 이길 후보에 표를 모아야 한다는 유권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다보니 원외진보정당인 노동당은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한편으로 이렇게 정책이슈가 없던 선거가 또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현실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정책으로 최저임금 1만원, 기본소득 30만원 등을 이슈로 내걸었지만 유권자에게 크게 와닿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동안 이슈파이팅 위주로 공중전만 해오다가 이렇게 지역밀착형으로 선거를 치러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생각을 읽어내고 마음을 얻는 데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 선거운동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사업방식을 다시 평가해보고 앞으로 지역에서 어떻게 활동해나가야 할지 고민해 볼 생각이다.

이번 선거의 목표가 무엇이었나.
득표율이 몇 퍼센트여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노동당의 이름을 알리고 우리가 어떤 세상을 만들려고 하는지 지역주민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특히 지금시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이번 선거만큼은 심판을 넘어 변화와 희망을 꿈꾸는 선거가 돼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거운동 첫날 야간알바노동자들을 만나는 활동을 시작으로 선관위 토론회 소수정당 배제에 대해 항의퍼포먼스를 하고, 화정역 생태공약 캠페인, 세월호 추모문화제 등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방향으로 선거를 치르기 위해 노력했다. 

국회의원선거는 처음 출마했다. 이번 선거에서 무엇을 느꼈나.
기존 민주노동당에서부터 수차례 갈등과 분당을 겪다보니 당의 지역네트워크가 많이 소진된 측면이 있다.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지역정치가 더없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다만 기존정당들처럼 모임에 쫓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에서 이슈를 계속 만들어내고 정책을 제안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처럼 서명운동이나 유인물만 나눠주는 방식을 넘어 주민들을 직접 만나고 의제를 발굴해야 한다. 가령 고양시민들의 절반 이상이 세입자인데 이들이 지역주민으로서 정체성을 갖고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활동이 필요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사업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로부터 오래 지역에 남아서 정치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낙선현수막도 그래서 ‘잊지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라는 내용으로 걸었다. 선거과정에서 들었던 이야기들을 진중하게 되새기고 실천해나갈 생각이다. 

앞으로의 진보정치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낸다면.
이건 개인적인 의견인데…, 진보정치를 하고 있다는 우월감부터 버려야 한다. ‘이 좋은 정책을 왜 사람들이 몰라주는 걸까’라고 한탄하기에 앞서 진보정치에 대해 정말 유권자들의 입장에서 이해되고 필요를 느낄 수 있도록 활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주민과의 스킨십을 늘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민 개개인의 삶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접근하고 이야기를 듣고 그 속에서 정책과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는 이러한 방향으로 나갈 생각이다.

20대 총선 각 진보정당별 정책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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