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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모두가 일시에 눈이 멀어버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불편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종국에는 인간의 본능만 살아남아 아비규환의 세상이 될 것이다. 보이지 않는 눈으로 먹이를 찾아 헤매야 하고 누군가 먹을 것을 발견하면 뺏고 뺏기는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다. 힘 센 사람은 남보다 더 많은 먹이를 차지할 테고, 강자 옆에 붙어서 호가호위하는 사람도 생길 것이다. 한 마디로 본능만 남은 야수들의 동물농장이 되는 것이다. 인간은 오랜 역사를 통해 강자만이 살아남는 야만의 시대에서 점차 함께 살아가는 문명의 시대를 열었
오피니언
고양신문
2022.09.0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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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정신분석가 박우란씨는 천여 명의 여성들을 상담하고 책을 냈다. 그가 쓴 에세이 『딸은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박우란 정신분석가는 아들을 키우는 엄마들에게서 공통적인 양육방식을 발견했다. 또래 아이들이 한 집에 모여 노는 데 같이 있던 엄마들이 간식을 준비하고 있었단다. 식탁에 간식이 차려지자 여자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모여들었고 엄마 옆에 앉아 엄마와 눈을 마주치며 간식을 먹었다. 정서 교류를 좋아하는 여성의 본성에서 나온 태도다. 남을 맞춰주는 이타적인 마음이다. 아들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오피니언
양성희 심리치유센터 대표
2022.09.0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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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휴가는 직장 업무를 벗어나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좋은 기회이며, 창의성의 원동력이 되고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 우리가 여행, 모임, 자기계발, 운동 등 다양한 활동으로 휴가를 알차게 보내려는 이유도 직장생활에서 받은 업무의 압박이나 스트레스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긴 휴가(연휴)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하는 첫날 안전사고 발생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휴가 복귀 첫날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기력이 낮은 상태에서 업무에 임하기 때문이다. ‘월요병’이 왜 생겼는지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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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고양파주지사장
2022.09.02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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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농사를 짓다보면 계획적이든 즉흥적이든 생전 안 하던 일을 할 때가 있다. 농사경험을 쌓아가면서 공부를 계속하다보면 아, 이런 방법을 써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번득 스치고 지나갈 때가 있는데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실천을 해보면 그 결과는 꽤나 만족스러웠다. 열매채소 밭에 이른 봄 열무나 시금치 씨앗을 파종했다가 고추나 오이 등속을 함께 키운다던가, 고추 사이사이에 들깨를 심어 벌레피해를 줄인 것도 그렇고 올해 틀밭을 만든 일도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아직까진 성공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별 다른 생각 없이 그냥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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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수 소설가
2022.08.3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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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기후재앙이라 불릴 만한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가 지나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 일하기 좋은 계절이 왔음에도 건설현장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코로나19 감염병과 이상기후라는 사회적·계절적 환경변화와 맞물려 건설 현장인력의 고령화, 미숙련 근로자 증가, 근로시간 단축 등의 악조건이 공사 기간 준수와 안전시공을 어렵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규모의 건설현장은 훨씬 더 열악한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120억원 미만 중·소규모 건설현장에서 업무상 사망자가 70% 이상 발생했고, 이 중 떨어짐, 부딪힘, 물체에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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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선 안전보건공단 고양파주지사 건설안전부장
2022.08.3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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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서울에 갑작스러운 폭우가 내린 날, 일가족 세 명이 목숨을 잃었다. 가장 안전해야 할 ‘집’에서 일어난 일이다.이 사건이 일어난 뒤 여기저기 ‘반지하’라는 단어가 보이기 시작했다. 모두 과거 이야기였다. 젊은 시절 하루 종일 볕 한 줌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살았던 이야기, 주차장 옆 창문 틈으로 매연이 들어오던 이야기, 장마 때면 곰팡이 냄새를 맡으며 살아야 했다는 이야기. 현재가 아닌 어느 시절 자기 삶의 과정 이야기였다. 불편했다. 지금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 이야기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지금 반지하에 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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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숙 일산도서관 관장
2022.08.2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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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저장고 맹그로브숲장항습지 갯물숲도 유사생태계홍수에 침수된 장항습지 생태적 회복 기회됐으면[고양신문] 우리나라에는 맹그로브 나무가 없다. 적도 근처의 열대나 아열대 지방에나 가야지 볼 수 있는 나무다. 대만이나 홍콩, 상하이, 오키나와같이 비교적 한국 사람들에게 친숙한 남쪽 나라 도시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온대 몬순 기후대에서는 생육하지 않는다. 제주도 곶자왈숲이나 남해안의 상록활엽수가 많은 난대숲도 아열대숲으로 보기도 하지만, 맹그로브숲이야말로 열대와 아열대의 대표적인 바닷가 숲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우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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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욱 에코코리아 이사
2022.08.2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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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일상생활도 많이 변했다. 특히 필자가 느끼기에는 외식문화가 가장 많이 바뀌지 않았나 생각한다. 코로나19가 발생한 것을 언론 보도를 통해 국민이 처음 알게 된 건 2020년 1월경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후부터 외식은 자제하고 주로 배달음식을 먹었고, 지금도 우리 가정은 그렇게 하고 있다. 비단 우리 가정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배달문화가 급속하게 확산하면서 이륜차 배달이 늘었다. 오죽하면 법인택시 가동률이 2019년 말 약 50%에서 올해 3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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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일산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경감
2022.08.29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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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일국의 대통령이 100일 동안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백서(百書)를 내놓았다는데, 일개 시민이 백서를 못 내놓을 이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본래 백서는 백서(白書)라 씁니다. 정부가 정치·경제·외교 등에 관한 실정(實情)이나 시책을 발표하는 보고서인데, 표지가 하얗다고 하여 백서라 했다지만, 흰 백과 일백 백조차도 구분이 중요하지 않게 된 오늘날이고보면. 이참에 나의 백서를 써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백일이라고 백 가지 사건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설령 백 가지가 아니라 천 가지 사건이 있었다손 치더라도 모두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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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윤 인문학자
2022.08.2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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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한반도에 군사·경제 위기가 밀물처럼 몰려오고 있다. 미중 간 전략 경쟁,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개되는 급격한 공급망 재편 등 세계적 격동 속에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친미·반중·반북의 이념적 편향이 겹쳐지며 초래된 위기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강화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응해 북한이 날선 말폭탄을 쏟아내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7월 27일 전승절 연설에서 “남조선의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윤석열이 집권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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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현 한신대 초빙교수
2022.08.2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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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유체이탈 화법으로 유명한 정치인이 계셨다. 사람들은 그의 뜬금없는 말에 많이 어이없어했다. 국정에서 책임져야 하는 심각한 사안이 생겨도 “참 안타깝다”는 말 한 마디로 비껴갔다.그런데 가만히 우리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모두가 유체이탈을 생활화하고 있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어떤 문제와 관련하여 “안타깝다”라는 감정 표현도 많이 하고, 문제의 원인과 양상에 대한 열띤 토론도 하며 뭔가 의식 있고 진보적인 모양새는 갖추는데 막상 내가 해야 할 변화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혹은 그렇게 변해야 하는 과정이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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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2022.08.2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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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지난 봄 가뭄으로 인해 발생한 산불 피해를 아직 극복하기도 전에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가 발생하여 국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봄철 산불은 가을부터 겨울을 거쳐 봄으로 이어지는 가뭄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런데 오랜 가뭄 끝에 여름철에 비가 집중되게 되면 홍수가 발생하게 된다. 비가 연중 고르게 내리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동절기에는 가뭄이, 하절기에는 집중호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와 지구의 현실이다. 2021년 국립기상과학원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109년(1912~2020년)의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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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충현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2022.08.2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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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반지하 주택에 산다는 이유로 삶을 빼앗겼다. 기록적인 폭우에 집 안으로 물이 차올랐지만 대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참사 소식에 온 국민이 가슴 아파했고, 반지하 주택의 재난 대책뿐만 아니라 반지하 주택의 존폐까지 논의 대상이 됐다.반지하 주택에 사는 사람도 안다. 지상 주택이 지하보다 안전하고, 주거 환경도 쾌적하다는 것을. 그런데도, 반지하 주택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정치권은 ‘돈’에 주목했다. 보증금을 대출해주고, 이사비를 지원하고, 주거급여도 확대해 20년 동안 점차 반지하 주택을 없애겠다는 계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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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 기본소득당 대변인
2022.08.1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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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최근 물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기름값이 오르다 보니 자동차 운전하시는 분들은 주유소 들를 때마다 한숨이 나옵니다. 다른 생필품들도 덩달아 가격이 인상되어 뭐 하나 집기가 쉽지 않습니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이 실감이 갑니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금리를 올리다보니 대출금리도 크게 올랐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집을 살 때 은행 대출을 받게 되는데 금리가 오르다보니 이자 부담까지 커졌습니다.이런 와중에 국내 은행들은 금리 상승으로 이자수익이 증가하여 상반기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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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현 회계사
2022.08.1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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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최근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7세 어린이집 원아들을 대상으로 교통안전 교육을 진행해 학부모, 어린이집 관계자, 원아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물론 아이들은 메타버스를 게임의 한 장면처럼 느끼기에 교통안전 교육에 몰입하는 면도 있다. 무엇보다 메타버스 플랫폼에 들어가기 전 자신과 똑 닮거나 자신이 평소 생각한 모습을 아바타로 만드는 과정은 정말 진지하다. 메타버스가 현실 사회의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인 것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는 것을 실감하는 대목이다. 처음 메타버스 교통안전 교육을 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어린이들이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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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일산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경감
2022.08.1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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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여자들의 왕』[고양신문] 옛날 옛날에 한 왕국에 공주님이 살았다. 공주님은 마법에 걸려 잠이 든 상태로 높은 탑에 갇혀 있었다. 공주를 구하려면 불을 내뿜는 용을 물리쳐야 했는데, 결국 용감한 기사가 공주를 구해 내고 둘은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더란다. 옛날 옛날에 눈처럼 얼굴이 희고 머리카락이 새카만 공주가 살았다. 왕비의 모함을 피해 숲속의 일곱 난쟁이들과 살게 된 공주. 몇 번이나 죽음의 위기를 벗어나 보지만 결국 왕비가 준 독 사과를 먹고 깊은 잠에 빠져든다.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공주를 유리관에 보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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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애 기획편집자
2022.08.1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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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이 있다. 소식이 없는 것은 무사히 잘 있다는 뜻으로 보통 자주 연락하지 못할 때 상대에게 섭섭하지 말라는 의미로 쓰이곤 한다. 반대로 상대에게 연락이 없어 걱정될 때 자기 안심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마땅히 안부를 전할 매체가 부족했던 과거에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이 큰 위로가 되었다. 지금은 어떨까? 일단 하루에도 수십 개의 소식이 우리의 방을 채운다. 어렸을 때 내 방이 없었던 설움에 복수라도 하듯 우리의 핸드폰 속에는 참 많은 방이 있다. 소속된 단톡방, 얼굴 책(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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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석 문산고 교사
2022.08.1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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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최근 한 달 반 가량 유럽을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코로나 위협이 여전한 상태에서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그로 인한 에너지 위기, 물가 인상, 또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 이상 고온 등 여러 가지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매일 빠지지 않는 우크라이나 관련 기사는 전쟁의 참상 뿐 아니라 점차 여러 방면으로 확산되는 전쟁의 영향에 대해 다루고 있다. 당장 에너지, 특히 천연 가스의 상당 부분을 러시아에 의존해 왔던 독일은 대 러시아 경제제재 결과로 러시아로부터의 가스 확보가 어려워졌다. 가스 재고 확보에 비상이 걸린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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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구 전 주 독일대사
2022.08.10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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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약사가 들려주는 약 이야기] 다양한 목적으로 소비되는 경구피임약호르몬 분비 혼란 등 부작용도 적잖아 꼭 필요하면 전문가 상담 후 선택해야 [고양신문] 계절적으로 볼 때 경구피임약은 여름 휴가철 즈음에 가장 많이 판매된다. 피임이라는 본래의 용도 외에 휴가지에서의 컨디션 관리나 안전한 물놀이를 위해 생리주기를 조절하려는 여성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행, 스포츠 등으로 인한 생리주기 조절 목적이 피임목적보다 높다는 통계도 있다.이외에도 피임약은 여러 가지 목적으로 사용되는데, 생리가 불규칙한 경우 생리주기를 조절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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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성 약사
2022.08.10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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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 특히 공직사회에서 오랜 기간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어는 ‘청렴’일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이상적인 관료상으로 청렴하고 강직한 신하에게 청백리라는 칭호를 내렸다. 청백리는 직역하면 ‘맑고 깨끗한 벼슬아치’를 의미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청렴은 개인에게나 조직 더 나아가 사회 전체가 지향해야 하는 큰 가치가 아닌가 싶다. 특히 공직자에게는 일반인보다 더 높은 수준의 청렴도가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윤리경영 실천을 위한 국제사회 표준 프레임인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 37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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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삼옥 국민연금 고양덕양지사장
2022.08.08 11:43